“Thursday is the new Friday.”
미국 TV 드라마 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 문구. 바로 숀다 라임스(Shonda Rhimes)가 만든 ‘TGIT(Thank God It’s Thursday)’ 캠페인의 대표 슬로건이에요.
그녀는 단순한 작가를 넘어, 미국 TV 산업을 뒤흔든 드라마계의 여왕, 문화의 흐름을 바꾼 프로듀서입니다.
1. 숀다 라임스(Shonda Rhimes) 그녀는 누구인가요?
숀다 라임스(Shonda Rhimes)는 단순히 히트작을 써내는 TV 작가가 아닙니다.
그녀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꾼 천재 스토리텔러이자, 혁신가, 그리고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문화 아이콘이에요.
● 시카고 출신의 ‘책벌레’ 소녀
1970년 1월 13일, 숀다 라임스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중산층 가정에서 여섯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어요. 어머니는 대학 교수였고, 아버지는 대학 관리자였기 때문에 그녀는 학문 중심의 환경 속에서 자랐죠. 어린 시절 내내 그녀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내성적인 아이였고, 특히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상상하는 데 몰두했어요.
그녀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는 언제나 책이었어요.”
이런 문학적 감수성은 그녀가 창작자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죠.
● 하버드에서 영화의 꿈을 품다
숀다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그곳에서 글쓰기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았습니다. 졸업 후 광고업계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지만, 곧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는 걸 깨닫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영화학교로 진학했어요.
이곳은 스티븐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 같은 거장들이 거쳐간 세계 최고 수준의 영화학교죠.
그녀는 USC에서 시나리오 작법을 본격적으로 배우며, 점차 스토리텔링에 자신만의 색을 입히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 꿈을 향한 외로운 여정
졸업 후, 할리우드에서 여성, 특히 흑인 여성 작가로 입지를 다지는 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수년간 단편 영화와 TV 파일럿을 만들며 끈질기게 기회를 노렸죠.
그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직접 제작사에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밤을 새워 각본을 쓰며 ‘기회는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자세로 움직였습니다.
이 시기에 그녀는 TV보다는 영화에 집중했지만, 운명은 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 드디어 터진 첫 번째 빅 히트: <그레이 아나토미>
2005년, 그녀는 ABC 방송국과 함께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라는 의료 드라마를 선보입니다.
단순한 병원 이야기가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 정체성, 성장통을 중심에 둔 이 드라마는 당시로선 파격적이었고, 첫 시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어요.
특히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 사회적 다양성이 반영된 캐릭터 구성은 할리우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죠.
그 이후 숀다는 <스캔들>,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 <브리저튼> 등 잇따라 히트작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숀다랜드’를 탄탄히 구축하게 됩니다.
2. ‘숀다랜드’란 무엇인가요?
‘숀다랜드(Shondaland)’는 숀다 라임스가 설립한 TV 및 콘텐츠 제작사의 이름이자, 그녀가 창조한 독창적인 드라마 세계관, 그리고 나아가 하나의 문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에요.
단순히 히트작 몇 편을 만든 작가의 브랜드가 아니라, 미국 TV 산업의 문법 자체를 바꾼 혁신적인 서사 시스템이자 대중 문화의 흐름을 이끄는 철학적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 제작사 이상의 의미
숀다랜드는 2005년 <그레이 아나토미>의 성공을 기반으로 공식 설립되었고, 이후 <프라이빗 프랙티스>, <스캔들>,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 <스테이션 19>, <브리저튼> 등 수많은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거대한 IP 세계관을 구축했어요.
이 제작사는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서사의 실험실이에요. 숀다 라임스와 그녀의 창작팀은 여기서 끊임없이 질문하죠.
- “왜 항상 백인이 주인공이어야 할까?”
- “여성은 왜 드라마에서 사랑받기 위해 희생되어야 하지?”
- “사회적 약자는 언제까지 배경에 머물러야 할까?”
이런 질문은 곧 새로운 이야기의 탄생으로 이어지고, 시청자들에게 더 넓은 시야와 공감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3. 넷플릭스와의 계약: 새로운 장르의 도전
숀다 라임스는 오랫동안 ABC(디즈니 소속)와 협업하며 방송 네트워크의 중심에서 활약해 왔어요. 하지만 2017년, 그녀는 모두를 놀라게 하는 선택을 합니다.
바로 넷플릭스(Netflix)와의 독점 계약 체결이었죠. 이 계약은 무려 1억 달러 규모로, 당시로서는 스트리밍 플랫폼이 TV 업계 인재를 끌어들이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어요.
그녀는 왜 넷플릭스로 향했을까요?
그리고 그 결정은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요?
● 창작의 자유를 찾아서
숀다는 ABC와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지만, 네트워크 방송은 여전히 광고주, 심의, 편성 시간 등 수많은 제약이 따르는 시스템이었어요.
그녀는 점점 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을 원하게 되었고, 넷플릭스는 바로 그 자유를 보장해줄 수 있는 플랫폼이었죠.
그녀는 이 결정을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더 이상 방해받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을 원했죠.”
넷플릭스는 숀다에게 제작, 캐스팅, 포맷, 에피소드 길이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창작 권한을 부여했고, 그 결과는 놀라울 만큼 대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 <브리저튼>: 시대극의 재해석, 그 이상의 혁신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첫 시리즈는 바로 <브리저튼(Bridgerton)>.
이 작품은 줄리아 퀸의 베스트셀러 로맨스 소설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리젠시 시대(19세기 초 영국)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에요. 겉보기엔 전통적인 왕실 로맨스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숀다랜드만의 색이 짙게 깔린 혁신적인 드라마죠.
🎭 컬러 블라인드 캐스팅의 대담함
<브리저튼>이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컬러 블라인드 캐스팅(Color-blind casting)’이에요.
흑인 배우가 공작, 여왕, 귀족으로 등장하며 전통 시대극의 틀을 완전히 깨버렸죠.
특히, 골다 로슈벨(Golda Rosheuvel)이 연기한 샬럿 여왕(Queen Charlotte)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면서도 인종적 배경을 재해석해, 새로운 역사적 상상력을 제시했어요.
숀다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건 역사를 왜곡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배워온 역사가 너무 좁았던 걸 보여주는 거예요.”
이러한 접근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인종과 계급, 젠더 정체성을 초월하는 새로운 시대극 장르를 만들어냈습니다.
💋 대담한 성 표현과 감정의 깊이
넷플릭스라는 스트리밍 플랫폼 덕분에, 숀다는 보다 대담하고 사실적인 방식으로 사랑과 성, 인간의 욕망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어요.
<브리저튼>은 정형화된 ‘로맨스물’이 아니라, 사랑의 본질과 그 속의 권력, 정체성, 욕망을 탁월하게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또한, 단순히 커플의 결합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각각의 상처와 성장, 가족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 감정의 서사를 탄탄하게 구축했죠.
● 글로벌 히트, 그 이상의 의미
<브리저튼>은 넷플릭스 공개 이후 전 세계 82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첫 시즌은 4주 만에 8,2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성과를 거두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 중 하나로 기록됐어요.
그야말로 글로벌 현상(Global Phenomenon)이 된 것이죠.
이 성공은 숀다 라임스가 전통 TV의 ‘여왕’에서, 스트리밍 시대의 ‘제왕’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옮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4. 그녀의 영향력은 어디까지일까요?
숀다 라임스는 단순히 드라마를 ‘잘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녀는 미디어 산업 내 여성 리더십의 상징, 흑인 여성 창작자의 롤모델, 그리고 문화 다양성의 선봉장이에요.
또한, 그녀의 글쓰기에는 언제나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어요. 인물 간의 갈등, 사랑, 상실을 깊이 있게 그리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놓치지 않죠. 그래서 그녀의 작품은 오락성과 진정성을 동시에 갖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선택했어요.”
그리고 그 말은 현실이 되었죠.
5. 마치며: 우리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러
숀다 라임스는 단순히 한 명의 작가 그 이상입니다.
그녀는 이야기로 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스토리텔링 혁명가예요.
그녀가 만든 세계 속에서 우리는 더 다양한 사랑, 더 깊은 상처, 더 진한 희망을 만납니다.
다음 시즌이 언제 나오나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존재 가치는 증명되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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